2024/08 8

비문학의 반격을 기다리며

종이책과 같은 맥락의 문제인데, '작품'이란 말을 들을 때에도 문학작품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종이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문학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들은 종이책과 문학작품이 주는 그 '감성'이란 것에 약하다. 그들은 암암리에 비문학을 문학의 악세서리 쯤으로 취급하며 예술 밖으로 밀어낸다.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오게 된 것일까? 그 원인에는 애당초 문학과 비문학의 사전적 정의에 있다. 글쓴이는 이 사전적 정의를 통해서 두가지 문제점을 짚어보도록 하겠다.문학은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으로서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따위가 있다고 정의한다. 반면, 비문학은 문학이 아닌, 객관에 근거하여 쓴 글로서 신문 기사, 칼럼, 논문, 보고서 따위가 있다고 정의..

홍원항, 전어회에 전어구이에 전어무침까지! 꿈이냐 생시냐?

지난 24일 토요일, 일찍 카페 문 닫고 가족들과 충남 서천에 있는 홍원항에 있는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에서 이모와 이모부랑 만나서 전어를 조지기로 했다! 일단 무엇을 먹든지 조기 퇴근한다는 것부터가 나를 들뜨게 했다ㅋㅋㅋ 그리고 여동생이 고향인 군산에 내려오는 날이면, 매우 높은 확률로 사장인 우리 엄마가 카페 문을 일찍 닫고 가족들끼리 외식하러 간다! (조기퇴근이 좋은 나는 개꿀~♡) 그래서 내가 내 여동생에게 이 날 말했다. 나: "니가 군산에 내려온다니깐 우리가 외식하러 가는 거냐, 아님 우리가 외식하러 간다니깐 니가 군산에 내려오는 거냐? 왜 난 전자 같지??ㅋㅋㅋ" 여동생: "내 존재감이 그 정도야?ㅋㅋㅋㅋㅋㅋ" 내 여동생은 과거 차녀로서의 차별과 서러움을 겪다가 고작 몇 년 전에서야 유능한..

전자책의 역습을 희망하며

'책'이란 글자를 보면 종이책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그들은 여전히 "책은 종이책으로 읽어야 손때가 묻어서 정이 더 가고, 다양한 색의 볼펜으로 직접 밑줄 그어가며 읽을 수 있어 밑줄 그은 내용이 머릿 속에 잘 들어온다"라고 주장한다. 누구나 흔히 들어봤을 법한 클리셰 아닌가? 그들이 말하는 손때란, 대체 무엇일까? 사실 글쓴이는 그 의미를 머리론 안다. 하지만 가슴으로 공감하고 싶진않다. 그래도 그 사전적 정의부터 굳이 설명하자면,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손때란, 오랫동안 쓰고 매만져서 길이 든 흔적(표준국어대사전 참조)을 말한다. 이제 한국사람들은 이 사전적 정의에 우리 민족 특유의 한(애착 내지는 집착)의 정서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즉, 자신이 오래 고이 쓴 물건에는 한까지 서려 있는..

T(사고형) 성향의 사람들은 과연 감정 없는 로보트일까?

많은 사람들이 MBTI 에 관해서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들(허나, 웃자고 하는 말에서 뼈가 느껴질 때가 많다.) 중 하나가 T(사고형) 성향의 사람들은 감정이 없는 로보트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 MBTI 성향이 "T(사고형)"라고 해서 상처를 받지 않거나 우울감을 느끼지 않는것이 아니다. 그저 나는 상처로 인한 서러움이나 우울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참거나 회피하는것일 뿐이다. 나는 타인 앞에서 우울감을 구구절절 전시하거나 타인에게 공감받는 과정에서 상처가 더 커지거나 더 깊은 우울감에 빠진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에 내 상처와 우울감을 표현하지 않는것이다. 타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해봤자, 내 문제가 해결되지않거나, 또는 타인이 내 상황을 100% ..

자신의 주장에 대한 책임

우선, 글쓴이는 mbti 이론이 과학적이라고 평가하므로 이를 신뢰하는 편이다. mbti 이론은 1944년에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의 딸인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카를 융의 초기 분석심리학 모델을 바탕으로 개발한 성격 유형 검사이다. 물론 과학 이론이라고 하더라도, 통계를 근거로 일반적인 경향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것일 뿐이므로 예외적인 경우들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보편적인 현상에서 벗어나는 경우들도 존재한다고 해서, 우리가 통계 중심의 이론을 타당한 논리 체계에 기반한 근거 없이 무작정 비과학 또는 유사과학으로 취급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mbti 이론이 감히 누구도 건들 수 없는 성역이 되는걸까? 우리는 기존의 상식 또는 개념에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해야한다. 상식 또는 개념은 시..

글의 구성 및 전개가 내용의 본질이다.

글의 내용의 본질은 글을 무엇으로 구성하고, 어떻게 전개해나가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진다. 이건 마치 비빔밥의 맛(내용의 본질)이 무슨 재료들로 구성하고, 어떤 레시피로 전개해 나가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과 같다. 비빔밥 뿐만이 아니라 어떤 음식을 완성하던지 간에, 그 음식을 완성하기 위한 재료들과 레시피가 존재하게 되어있다. 재료들 없이 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가? 레시피 없이 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가? 재료들과 레시피가 본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요리의 혁명가가 아니라, 정신분열증 환자인 것이다. 요리의 혁명가는 혁신적인 재료 구성 또는 혁신적인 레시피를 생각해내는 사람이지, 재료 및 레시피가 본질이란걸 부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혁명적인 작가도 마찬가지다. 혁명적인 작가는 혁신적인 글의..

지엽적인 문제를 향한 인식의 오류

한국사람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많은데, 누군가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달이 아니라, 달을 가리키고 있는 손가락에 집중하곤 한다. 그런데 심지어 그 손가락을 잘못 인식하기까지 한다. 예를 들어, 엄지손가락을 중지손가락으로 혼동한다거나 손가락의 색깔을 황색에서 흑색으로 혼동한다거나 등등. 무슨 뜻이냐면, 이 사람들은 본질적이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집중하는데, 심지어 그 문제를 잘못 인식해서 지적하기까지 한다는것이다. 이런식으로 지적 당하는 나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왜냐하면 내가 달(문제의 본질)을 보라고 검지손가락(딱히 문제가 되지않는 태도, 문체, 말투 등의 형식)을 통해 가리켰더니, 이 사람들은 검지손가락을 중지손가락으로 잘못 인식해서 "어떻게 뻐큐를 날릴 수가..

낮은 자존감의 효용성

타인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지 않을 정도의 낮은 자존감은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자존감이 낮은 데엔 그만한 정당한 이유 및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므로 우리는 각자 살면서 알게 모르게 자신의 어떤 언행으로 누군가의 자존감을 상승 또는 하락시키는 데에 일조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에게 감히 낮은 자존감을 가진 누군가를 정당한 이유 없이 폄하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까? 게다가 낮은 자존감이 피해의식으로까지 발전해서 타인에게 신체적 및 정신적 피해를 입히는게 아니라면, 낮은 자존감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왜냐하면 사회는 자기 혼자 사는것이 아닌데, 자존감이 낮으면 타인의 눈치를 더 보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눈치를 보는 사람은 보..